[사 설] 민주국가에서 정당의 역할

박용상 | 기사입력 2021/08/14 [14:41]

[사 설] 민주국가에서 정당의 역할

박용상 | 입력 : 2021/08/14 [14:41]

▲ 정치학박사 박용상   © 인디포커스/논설위원

 

지금 각 정당에서는 20223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후보자 선출에 여념이 없다. 각 정당에서는 당원들의 의사존중과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다양한 경선 방법을 연구하여 시도하고 있다. 각 정당은 참된 민주주의 실현과 정권창출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경선을 시행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에 있어 정당의 ‘2가지 역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첫째는 위험한 후보는 경선에서 배제해야 하는 역할이다.

 

하버드대 정치학과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정당 지도자는 후보자가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극단주의자를 고위직에 공천하려는 유혹을 떨쳐내고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들은 특정 후보가 정신질환을 앓거나 도덕적으로 흠결이 심각하더라도 후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피상적인 면만 보고 선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후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당에서 이런 후보를 배제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독선적이거나 독단, 또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후보는 더욱 배제해야 한다. ‘독선적이거나 독단적인 대표적 후보자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히틀러를 들 수 있고, 역사상 가장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던 징기스칸분노와 관련해 이런 고사가 있다.

 

징기스칸에게는 친구로 생각할 정도로 매우 소중히 여기는 가 있었다. 어느 날 사막에서 종지로 물을 마시려고 하는데 가 물을 엎질렀다. 갈증이 매우 심한 상황인데 물을 마시려 하기만 하면 가 계속 엎지르는 것이었다. ‘징기스칸은 일국의 칸으로서 체면이 있는데, 부하들이 보고 있으므로 더욱 화가 났다. 한번만 더 그러면 죽여 버리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또 엎지르자 결국 칼로 베어 죽여 버렸다그리고 일어나서 보니 물속에 맹독사가 내장이 터져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징기스칸이 만약 물을 마셨더라면 즉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는 그것을 알고 물을 엎어 버렸던 것이었다. 그는 친구()’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고 금으로 의 동상을 만들어 한쪽 날개에 분개하여 판단하면 반드시 패하리라라는 글귀를 새겨 넣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다. 북한의 미사일 및 핵위협 속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세계 최강인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통치기반이 불안한 김정은은 북한의 내부문제를 해결하고자 우리에게 돌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어떤 도발을 감행할지 몰라 심각한 국가안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의사 결정에 있어 최선이 어려우면 차선,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는 차악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독선 또는 독단적이거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자가 대통령이어서 을 굽히지 않거나 분노상황에서 결정하게 되면 전쟁과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끌고 갈 수도 있다.

 

따라서 정당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위한 후보자를 선택할 때, ‘독선적이거나 독단적, 그리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위험한 후보는 경선에서 배제 시켜줘야 한다.

 

둘째는 당의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켜야 하는 역할이 있다.

 

당 지도부는 아무리 당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흠결이 많아 상대정당의 후보와 경쟁하여 패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배제하고 승리할 수 있는 후보가 선택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 지자체장의 선거나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당내 경선과는 다르다. 차후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전부(全部)나 전무(全無)’를 가르는 대통령 선거는 인신공격과 네거티브가 극에 달하기 때문이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너무 독선적이므로 정치보복을 할 수 있다는 이미지가 패배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는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의 질문에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고 충격적인 답변을 해서 오히려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본인에게 네거티브를 펼치고 있다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MB의 아바타입니까?”라는 질문을 몇 차례 거듭해, 지지도가 급락하고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는데 일조했다.

 

이렇듯 대통령 선거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신중하고 차분하며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후보는 실수로 인해 자멸하는 경우가 많다. 선관위에 후보자 등록기간이 지나면 입후보한 후보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져도 정당에서는 후보를 바꿀 수 없다. 따라서 당의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는 본선에서 발생할 사태에 대비한 본선경쟁력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정당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각 정당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이메일 : khh9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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