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득공제, 고소득자에게 혜택 집중

30만원 공제한도 상향 정부안은 가계소비 순증 대신 세수 감소만 초래

김선정 | 기사입력 2020/11/19 [11:44]

신용카드 소득공제, 고소득자에게 혜택 집중

30만원 공제한도 상향 정부안은 가계소비 순증 대신 세수 감소만 초래

김선정 | 입력 : 2020/11/19 [11:44]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이 소득 상위계층에 집중되었을 것이란 짐작이 수치로 확인되었다. 국세청이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에게 제공한 ‘근로소득 10분위별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근로소득 8~10분위(상위 30%)가 전체 소득공제액의 52.5%, 6~10분위(상위 50%)는 79.6%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클수록 더 많은 혜택을 보는 역진성은 소득공제액 기준이 아니라 실제 감면세액을 기준으로 파악하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국세통계연보는 총급여액 기준 근로소득 10분위의 신용카드 소득공제액만 공개해왔다. 처음 공개된 이번 10분위 자료는 근로소득 분위별 소득공제액 규모를 비교할 수 있어 그간 짐작만 했던 이 제도의 역진성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2016~2018년 3년간 연평균 968만 5,300명이 연평균 23조 7,356억 원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받았다. 이 인원은 2018년 근로소득자의 52% 정도이다. 이 가운데 근로소득 상위 10%, 상위 30%, 상위 50%의 소득공제액 점유율은 각각 16.4%, 52.5%, 79.6%로 나왔다. 반면 하위 50%(1~5분위)의 소득공제액은 전체의 20.4%에 불과했다.

 

특히 소득공제액이 아니라 실제 감면세액 기준으로 보면 고소득자에게 더욱 혜택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근로소득세가 누진세율로 되어 있어 소득 상층구간으로 갈수록 더 높은 세율로 과세 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제도의 역진성을 줄이기 위해 3개의 근로소득구간별로 소득이 높을수록 공제 한도를 50만 원씩 감액하고 있으나 이번 자료에 따르면 그 효과는 미미하다. 1~9분위까지는 상위 구간으로 갈수록 수혜 대상자와 공제액이 계속 증가하다가 10분위에 이르러야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었다.

 

  © 인디포커스



이런 역진성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내년에도 이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는 모든 소득구간별로 공제 한도를 30만 원씩 인상하는 정부안을 포함해 이 제도를 확대하려는 다수의 조세특례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논의 중이다. 정부는 공제 한도 30만 원 인상에 따른 소득세 감면액(조세지출액)을 올해보다 6,904억 원 늘어난 3조1,725억 원으로 전망한다. 올해 전망치보다 27.8%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가계 소비 진작용이라 설명한다. 그러나 공제 한도 30만원 상향으로 인한 가계소비의 순증 효과는 제한적일 것임에 반해 감면세액만 대폭 늘리는 이 조치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소득공제액보다 감면세액이 고소득층에게 더 집중되는 사정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용혜인 의원은 “코로나 경제위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는 취약계층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 같은 역진성이 큰 비과세감면제도를 확대하는 모순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용 의원은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정비하고 기본소득 배당과 연계된 목적세 방식의 증세를 결합하는 세제 개혁으로 소득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메일 : solectio0627@naver.com>
광고
광고